교차-문화적 신학 CROSS-CULTURAL THEOLOGIES
정의
어떻게 신학이 “문화적”일 수 있는가? 신학은 하나님 말씀의 절대적이고 불변하는 진리의 개괄이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다양한 문화에서 기인하는 다양한 “신학들”이 있을 수 있는가?
신학은 하나님이 그 자신과 세상과의 관계를, 무엇보다 성경을 통해 드러내신 것에 대한 인간의 이해와 표현이다. 비록 신학이 하나님이 드러내신 보편적인 진리를 표현하려는 것이지만, 신학이 반드시 하나님의 자기 계시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신학은 개인의 상황 속에서 말하거나 기록하는 신학자의 문화에 의해 형성된 인간의 것이다. 모든 신학은 사상과 표현에 있어 현지의 관점을 반영하는 “상황적”인 것이다. 신학은 현지의 문제들에 응답해야 하고, 현지의 억설에 이의를 제기해야 하며, 현지의 문화와 함께 공명해야 한다. 교차-문화적 신학은 믿는 자들 안에 있는 상이한 문화적 상황들에서 하나님의 진리를 표현한 다양한 방식들의 비교다.
성경은 하나님의 백성이 그들의 신학을 청중들의 문화나 상황에 근거하여 표현하는 상이한 예들을 제공한다. 사도 바울은 청중들의 배경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복음을 표현했다(행 13장, 14장, 17장을 보라). 서로 다른 1세기 기독교 공동체의 특수한 요구에 맞춰 각각 형성된 세 공관 복음서는 예수의 생애와 사역을 제시함에 있어 모순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다. 성경 중 구약의 일부 구절들은 신약 성경에서 상이하지만 모순되지 않는 방식으로 인용되었다. 예를 들면, 하박국 2장 4절은 갈라디아서 3장 11절과 로마서 1장 17절, 히브리서 10장 38–39절에서 조금은 다른 뉘앙스를 지니고 사용되었다. 예루살렘 공회(행 15장)의 결과로 이방인들이 여전히 문화적으로 이방인인 채로 남아 있으면서도 그리스도께 이를 수 있도록 허락하는 복음서는 특별히 유대 문화에서 차단되었다.
신학자 밀라드 에릭슨(Millard Erickson)은 교차-문화적 신학에 접근하는 두 가지 기초를 변혁가와 번역가로 증명한다.
1. 변혁가는 문화와 현재의 정치적, 경제적 혹은 사회학적 상황들 속에서 신학의 원천을 찾는 사람들이다. 변혁가 대부분은 좀 더 자유주의적인 관점을 갖는데, 그들은 성경을 신앙과 실천을 위한 많은 원천 중 하나로 이해한다. 많은 변혁가는 성경을 타인들이 어떻게 하나님께 응답했는지를 보여 주는 단지 한 “사례집”으로 생각하며,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에 대한 하나님 계시의 일차적인 원천은 아니라고 여긴다. 자유주의 신학은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근거한 교차-문화적 신학의 한 예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신학적 출발점을 사회 내 경제적 불평등에서 찾는다.
2. 번역가는 모든 신학의 원천을 하나님의 계시 속에, 최우선적으로는 성경 속에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번역가들은 신학을 각 문화와 상황에 적합한 방식으로 표현하려고 하지만, 성경이 그들의 최종적인 권위이며 신학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번역가는 하나님이 그 기본적인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든 문화와 시대의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성경을 기록했다고 인정한다(딤후 3:14–17; 느 8:7–8; 딤전 5:17–18; 히 3:7–4:3의 예를 보라). 번역가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사람들이 성경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충분한 공통성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번역가들은 또한 성경을 읽는 사람들의 정황이 본문을 읽는 방식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개인들은 그 마음에 서로 다른 질문들,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성경에 다가가며, 다른 사람이 빨리 깨닫지 못하는 어떤 본문을 쉽게 알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박해의 상황 속에 놓인 그리스도인들은 평화롭고 풍요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신자들보다 고통에 대해 말하고 있는 성경 본문을 보다 잘 이해할 것이다. 정황은 그들이 본문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방식을 조성한다. 다양한 문화 속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문화의 언어, 역사, 교훈, 관습에 기초해서 그들의 신학을 표현할 것이며, 특별히 그들 자신의 문화적 상황에 관계되는 문제들을 다룰 것이다.
적용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모두 성경을 읽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약점을 갖고 있다. 우리는 쉽게 성경을 읽을 수 있지만 단지 우리가 이미 믿고 있는 것과, 우리가 이미 살고 있는 삶을 확인하는 것으로 성경을 이해한다. 이런 보이지 않는 약점을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성경과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을 다른 문화에서 온 성도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오직 항상 보았던 것만 보는 판에 박힌 형식에 빠져 있기 때문에 간과했던 성경의 진리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특유한 문화 속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그 특유의 관습들을 수용해 왔기 때문에 알지 못했던 우리 삶의 죄와 위선을 타인들은 볼 수도 있다.
다른 문화 속에 있는 신자들의 눈으로 성경을 바라보는 한 가지 방법은 그들을 알아가고, 그들과 더불어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관하여 대화하는 것이다. 믿는 자들은 친구들을 사귀고, 다른 문화의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든 기회를 가져야 한다. 다른 그리스도인들에게 배울 또 다른 방법은 그들이 기록한 책들과 논문들을 읽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것들은 기독교 출판사들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문화의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다른 문화 속에 있는 동료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도, 영적 전쟁, 환대, 경제 정의, 하나님에 대한 의존, 부와 가난, 고통과 박해, 그리고 타종교인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배울 것들이 많이 있다.
교차-문화적 신학의 이념이 영감에 의한, 권위 있는 성경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훼방해서는 안 된다. 지혜의 하나님은 모든 시대에, 모든 문화를 위해 자신의 말씀을 내뱉는다. 성경의 메시지는 세상의 사람들과 역사를 통해 이해되고, 적용될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명백히 알려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성경을 읽는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성경을 겸손하게, 그리고 전 세계에서 온 동료 그리스도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읽어야 한다.